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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body 앨리스언니 2020 두바이

[두바이-flea market] 두바이 벼룩시장 체험기

안녕하세요  :D

 

두바이에도 벼룩시장이 있습니다.

두바이의 대표 이미지라면 역시 화려한 버즈 칼리파, 7성급호텔 버즈 알아랍, 내차는 아니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슈퍼카 등등

엄청난 갑부들이 사는 도시의 이미지 일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이 살고 있어요 ^^

그래서 오늘은 평범해서 더 알려지지 않은 일상 한조각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두바이에도 벼룩시장이 있습니다.

한국은 워낙 인터넷이 발달 되어 있고, 온라인상 거래가 활발 하지만, 제가 체험 하는 두바이에서일상에서는 아직도 온라인 거래나,

온라인 쇼핑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살 물건은 직접 만져보고 실물을 보고 구매하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모두가 온라인속 에서 활동 하지만요.

 

두바이 벼룩시장의 시스템은 간단히 이렇게 진행됩니다.

Dubai flea market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벼룩시장 이 열리는 날짜와 시간 스케쥴을 확인 합니다.

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이 확인 되면, 테이블을 예약하고 테이블 값을 지불 합니다.

한테이블당 2인이상은 불가능 해요.

저는 남아공친구와 둘이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벼룩 시장에서 팔 수 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시장이 열리는 날 줄을 서서 입장 팔찌를 받고 입장 하게 됩니다.

벼룩시장에서 팔 수 있는 물건종류에 큰 제한은 없지만 한가지 조건이라면 꼭 쓰던 물건이어야 합니다.

새 제품을 판매 하는건 취지에 어긋나요.

 

First come first choose,좋은 자리를 위해서 아침 6시부터 줄을 선다는 소문을 듣고 저희는 7시에 갔습니다.

 이미 엄청난 줄이 있었어요. 참고로 시장 오픈은 9시부터 입니다.

테이블을 고르고 난 뒤에 각자 알아서 팔 물건들을 테이블에 셋팅 합니다.

 

전자기기를 가져와 파는 사람도 있었고, 아기옷을 파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희 처럼 더 이상 안입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파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돈을 벌려고 벼룩시장에 테이블을 신청한게 아니었어요,

쓰지 않지만 값어치 있는 물건들을 버리지 않고 처분 하는 것이 저희 둘의 목적 이었기 때문에

우리 물건에 관심이 있고 상냥한 손님들에겐 파격디스카운트를 시전 했고, 특히 어린 꼬마들이 오면 머리핀이나 머리띠를 선물로 주었답니다.

부끄러워 하면서 엄마한테 달려가 자랑하던 여자아이 모습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 넘나 귀여웠어용,

그래, 그 토끼머리띠는 내것이 아니었던거야........

 .

벼룩시장을 열기 전, 저는 나름의 사전 조사를 했습니다.

비행 때마다 혹시 누구든 벼룩시장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고 긍정,부정 의견을 묻고 다녔답니다.

긍정 코멘트와 부정 코멘트가 각축을 벌였는데요.

실제 경험을 한 지금 저는 적극 추천하는 편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부정적인 이유를 말했던 사람들도 이해는 갑니다.

몸이 너무 힘든 하루였다. 내 물건들을 너무 헐값에 가져가려고 했다.

물건값을 자꾸 깎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 받고 왔다.

내가 팔 물건을 훔쳐간 사람들이 있었다. 등등

전부 맞는 말 이었습니다.

저희 테이블에도 저런 사람들이 한번씩 다 찾아왔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벼룩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 하는 이유는, 저희의 목적이 돈이 아니었기 때문 이었을 거에요.

모두  입고 쓸 수 있는 컨디션 좋은 물건들이었지만, 내가 쓰지 않는 물건들이기 때문에 제값의 의미를 재정립 한다면,

저에겐 “0” 의 가치 지만 누군가 에겐 쓸만한 좋은물건의 새 가치가 매겨지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두 손님 이야기를 해볼께요.

인도인으로 보이는 한가족이 오셔서 제가 디스플레이 해 놓은 원피스를 관심있게 보셨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두분이 에게 그 옷을 계속 맞추어 보시고 가격흥정을 제안하셨습니다.

제가 가격표에 적었던 금액은 12000원 이었는데요 7000원으로 훅 들어 오시더군요 ㅋㅋㅋ

처음엔 안 된다고 했는데,(첨엔 무조건 노노노 ㅋㅋ)

 Aㅏ...딸이 입을 옷이라고 깍아 달라시네요?. 으앙 ^^;;; 아이들 앞에선 맘이 약해집니다.

 16살이라는 딸의 얼굴 보고 어떻게 제가 고집을 부리겠어요 ^^

엄마가 돈을 지불하고 나서 자기옷이 된 원피스를 보더니 너무 좋아했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제가 팔려고 가져갔던 옷들은 거의 한국에서 사온 옷들이라 재질이나 박음질등 퀄리티가 좋아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역시 메이드인코리아 가 최고인 거여요 ㅋ

그리고 또 한분 ㅋ,

저의 우쿨렐레를 사가신 필리피노 손님인데요.

제가 우룰렐레 배워 보겠다고 샀다가, 2,3년동안 장식품 역할만 했던 아이를 3만원에 가져가셨습니다.

 첨엔 역시 절대 못깍아 준다고 했었는데, 집에 아이 장난감으로 가져가겠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실제로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지만, ㅋㅋ 뭐 어떠랴 싶었어요.

사실 그분이 우쿨렐레에 관심 가졌던 유일한 손님이었거든요.

아마 3만원에도 못팔았다면 저는 아직도 그 우쿨렐레를 장식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옷은 입어봐야 살 수 있다며, 우리 판매대 뒤로 와서 가림막 놓고 실제로 옷을 갈아입고 구입하신 북유럽 아주머니 ㅋㅋㅋ 대단 하셨음.

제가 메고 있는 가방까지 얼마면 팔거냐고 , 다 털어갈 기세로 물어보던 분들. ...

실제로 정신 없이 팔다보니, 중간에 옷 두어벌이 사라진 걸 발견했습니다. Ooopsy.

어쩔 수 없지요 뭐, 누군가 잘 입고 다니길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엔 떨이로 2벌에 1500, ㅎㅎㅎ

사용 후 남은 옷걸이 공짜 ㅋㅋㅋ

정말 다 정리하고 11시에 시장을 떠났습니다. 제가 알기론 그날 장사 끝낸 테이블로는 저희가 처음일거에요.

 친구가 그날 다른 친구를 멀지않은 옆옆 테이블에서 만났는데," 너희 벌써가?!"냐며 물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그날 저는 20여만원조금 넘게, 친구는 30만원정도 수익을 내었습니다.

 

이후에 소비패턴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불필요한 충동구매가 줄었고, 구매전에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하루이틀 후에 다시 생각해보고 사는 편으로 바뀌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정의와 방법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 생각보다 실천이 어렵잖아요.

체험으로 느껴보니 저절로 생활화 되더라구요 

한국에 휴가 갈 때면 , 안 입는 옷가지들을 아름다운 가게에 동생들 이름으로 기부 하곤 했습니다.

잘 정리해서 신청만 하면, 감사하게도 직접 수거하러 와주십니다..(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름다운 가게에서 직접 수거해 가신 물품들의 상품성을 체크한뒤 책정된 가격에 맞게 세금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한국에 계신분들 중에 아름다운가게 에 대해 모르셨다면 한번 체크 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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