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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언니가 비행 할때

55일전 나의 인천비행-코로나19

안녕하세요

어제 올린 포스팅이후 새벽에 잠들었던 저는 한낮에 일어나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를 나눈게 오늘 일과의 전부네요.

여러분께서는 저보다 보람있는 하루를 보내셨겠죠?  ... 질투 납니다 흐앙...헤헤...

요즘은 나말고 다른 사람들은 뭔가 생산력 있는 일들을 하고 있을 거라는 불안감이 자주 업습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랴부랴 데이터 테더링 키고 비행일기를 써봅니다.

 

20200321

오늘은 코로나19로 락다운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 저의 비행날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재미 없거나 혹시나 궁금한 것이 있으시다면 꼭 댓글로 알려주세요 , 좋은 포스팅을 위해서 참고 하고 싶어용 ^^

2020년 3월 21일 코로나19 진행상황으로 이미 여러비행들의 기존 스케쥴이 여러번 변동 되고 있는 시점 이었습니다.

저 또한 스케쥴 되어 있었던 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비행 두편이 취소된 상황 이었답니다. 순식간에 연속 8일이 스탠바이로 바뀌었지요.

어느 비행편이든 급하게 승무원이 필요하게 되면 제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았고, 저는 어느 비행에 불려가게 될지 불안불안했습니다.

그 당시 베이징비행이 아직 운항중 이었거든요 ㅜㅜ

승객으로 비행 하시는 분들의 불안감 못지 않게 수백명의 불특정 다수의 승객들을 맞이해야 하는 승무원 입장에서도 코로나19의 빠른전파 속도는

무섭고 겁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 중 행운으로 인천비행에 스케쥴링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비행이 코로나 락다운 이전의 마지막 비행이 되었네요.

원래 두바이발 인천행 비행은 A380기종으로 비행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 승객점유율이 현저히 낮아지는 시기였고 기종은 보잉777로 변경 되어

인천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브리핑에 도착하니, 저 포함 한국인 승무원이 4명뿐이였습니다. 보통의 우리 인천비행이라면 한국인이 7,8명쯤 됩니다.

뭔가 애틋하고 마음이 이상했었어요 , 지금도 4명이 왓츠업그룹에서 종종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인천비행에서 선물 받은 소중한 인연들이라고 생각 합니다. ^^

인천행 비행은 만석이었습니다. 일등성,비즈니스.이코노미 전부 오버북 이었어요.

한국으로 들어가려고 하시는 한국인승객분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일등석에는 4인 영국인 가족분들도 계셨었는데 한국에서 거주하시는 중이고

4월초로 예정된 자녀들 개학에 맞춰 입국을 서두르셨다고 하셨던게 기억 나네요. 그 이후로 개학은 미뤄졌고 지금은 온라인 개학중인 한국이지만

그때 우리 모두 다 잘 이겨 낼 수 있어요. keep calm and carry on 문구로 서로 응원하며 하기를 도와드렸습니다.

무사히 비행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 했지만, 저를 포함한 한국인 승무원들은 집으로 향할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도 특별지시가 있었던건 아니었고, 아무도 무어라 하지 않았지만, 우리 스스로 조심하지 않아서 한국에 남은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면 어쩌

지? 하는 염려가 강했습니다. 다음날 두바이로 돌아오는 브리핑에서 만나 보니, 각자 호텔에 머무르며 룸서비스로 끼니를 해결하거나, 마스크 꽁꽁

둘러싸매고 두바이에 가지고 올 장보기만으로 레이오버를 보냈더라구요 ㅎㅎ  그렇게 두바이에 돌아온 다음날 이러한 행동에 큰 안도를 했습니다.

이유는 저희비행기를 타고 오셨던 승객1분이 확진판정을 받을 뉴스를 접하게 되었거든요. 

두바이 도착후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의 코로나 테스트 이후, 집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뉴스를 듣고 너무 놀래서 만약 내가 가족들을 만나러

집에 갔다면 지금 얼마나 후회 하고 있을까 잠시 생각에 잠겼었습니다. 그렇게 2주격리가 지나고 모든 크루가 아무 이상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 주변에 있으니 그날을 상기하면 과연 언제 비행하는 보통의 나의 삶으로 돌아 갈 수 있을지 예측이 힘드네요.

비행후 매니져에게 칭찬메일을 받았습니다. 인천비행의 사무장이 저에겐 따로 말없이 매니져에게 보낸거였습니다.

보통은 좋은코멘트,나쁜코멘트 상관없이 미리 보낸다고 알려 줍니다.

대부분의 승무원들이 걱정으로 동요 할때 긍정적으로 일하는 모습 에서 프로페셔널을 보았다고 하더군요.

오늘처럼 하루를 순삭해 버리고 , 문득문득 나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때 인천비행을 떠올려 봐야 하겠습니다. ^^

화려한 메이크업하고 유니폼 입고 비행 하러 가던 일상들이 그리워 집니다. 다시 비행하는 포스팅을 빠른 시일내에 쓸 수 있길 바래봅니다.

aliceunni.tistory.comaliceunni.tistory.com

비행이 끝난 후 , 팀웍이 잘 맞았던 우리 일등석 크루들입니다. 으앙...보고싶네요 우리직원들 ㅎㅎ

다음번에도 기분 좋아지는 글로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행복한 기운이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